이야기
의정청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지휘관님의 부관인 헬렌은 언제나 늘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기록과 철저한 효율의 대명사였다. 그녀의 군화가 바닥을 디딜 때마다 들려오는 청아한 굽 소리는, 마치 언제나 시계추처럼 정확한 간격을 유지하며, 한시도 쉬지 않고 울려퍼졌다. 하지만 오늘 밤만은 달랐다, 자신이 영원히 곁을 지키고 싶었던 지휘관님, 그 간절한 뒷모습을 위해 차가운 제복을 벗어 던졌다. 평소 단정하게 묶던 긴 머리를 풀어 우아하게 올려 묶고, 베이지색 잔머리 몇 가닥이 하얗게 드러난 목 주변에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도록 했다. 그녀는 장신구를 착용하고 치맛자락을 정돈한 뒤, 깊은숨을 내쉬며 또 다른 전장으로 발을 내딛었다. 전장에서 그녀는 지휘관님을 든든하게 보좌하는 버팀목이었지만, 오늘 밤은 그저 한 여자로서 지휘관님의 곁에 머물고 싶을 뿐이었다. "지휘관님, 예복은 다 갈아입으셨나요? 이제 성주님께 인사를 건네러 가야 할 시간 입니다. 제 손을 잡고 함께 가시겠어요?"

